2020. 3. 1. 18:22ㆍ뜨거운오늘

2020년 총선, 코로나로 인해 4월 15일에 예정대로 진행될지 아니면 연기될지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또한 작년 말 통과되었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인해 국회의원 선출방식과 이에 따라 정당의 수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러한 혼란을 뚫고 나에게 주어진 한 표를 현명하게 행사하기 위해서는 상황을 파악하고 제도를 이해하는 똑똑한 유권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럼, 2020년 총선의 상황과 유권자가 알아야 할 필수 상식에 대해 알아볼까요?
<목차>
1.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상황: 연기? vs 속행?
2.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3.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을까요?
4.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순기능
5.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역기능
6. 현명한 유권자의 투표 방법
1.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상황: 연기? vs 속행?
2020년 3월 1일 현재, 총선을 달보름 남겨놓고 계속해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확진자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확진자의 증가폭(기울기)또한 증가세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염려가 사회에 만연합니다. 많은 학교들이 속속들이 휴교하고 있고, 모든 집회가 잠정적으로 정지된 상황입니다.
그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장 큰 것이 바로 이른바 '우한폐렴'(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중국인들의 입국을 계속해서 허용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 실수으로 지목받고 있는 현실이기에, 현 집권당은 코로나 상황이 종식되고 사람들의 감정이 조금 사그러질 때로 선거일을 미루고자 하고 있습니다.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227/99903961/1)
3당 뭉친 민생당 첫 최고위서 온도차…“총선승리” “총선연기”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이 뭉쳐 출범한 민생당이 27일 첫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총선 승리와 개혁이라는 목표를 공유한 모습이었으나 총선 연기 문제 등에 관한 공동대표 …
www.donga.com
과연 선거일이 기존대로 속행될지, 연기될지는 살펴보아야겠네요.
2.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우리나라 국회는 총 300석입니다.
기존에도 지역구 253석을 제외한 47석에 대해서는 비례대표로 선출되고 있었는데요, 기존 비례대표 방식을 '병립형 비례대표'라고 한다면, 이번 2020년 총선에도 도입되는 비례대표의 선출방식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합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따로 포스팅을 해야 할 것 같고, 오늘은 이것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만 간략히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국회는 그동안 사실상의 보수정당과 진보정당 양당제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과연 어떤 정당이 국회의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지요. 그러나 이제는 유권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춘 다양한 정당들이 들어서고 있고, 제 1당과 2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다당제로 흘러가는 흐름이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는것이 지난 2019년 12월 27일에 패스트트랙으로 통과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입니다.

3.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을까요?
표면적으로는 1)사표를 없애고 2)양당제의 폐단에서 벗어나 군소정당을 배려하는 선거제를 도입하기 위함이지만, 조금 더 분명히 살펴보기 위해서는 누가 이를 발의하고 지지했는지와 누가 반대했는지를 보면 명확할 것같습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당시, 이를 제출하고 찬성했던 것은 이른바 4+1 협의체(민주당, 바른미래당 통합파, 정의당, 민주평화당 + 대안신당)였습니다. 제1야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은 강력히 항의했지만 결국 재석 167명 중 찬성 156명, 반대 10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되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민주당, 바른미래당 통합파,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에는 유리하고 자유한국당에게는 불리한 법안이라는 것이겠지요?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 표를 한번 보실까요? 2019년 11월의 정당 지지율을 적용했을 당시, 어떤 정당에 가장 불리하고 어떤 정당에 가장 유리한지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통과된 안은 빨간 네모 속 안과 가장 유사한데요, 그럴 경우 가장 많이 증가하는것은 정의당(+7석), 민주당(+5석)이고 자유한국당(-1석), 바른미래당(-11석)이 손해를 보게 되는 상황입니다. 분열이 심해 결국 해체&흡수된 바른미래당은 논외로 하면, 결국 민주당과 정의당이 득을 보게 되는 상황이지요.
결국 기존의 안철수 대표나 유승민 대표가 원했던 제3당의 지위를 정의당이 확보하여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를 쥐고, 민주당과 연정을 이루었을 때 과반 의석(151석)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도입된 것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사업의 목적이 이윤 창출이듯, 정당의 목표는 정권 획득이므로 그 과정에 대한 논의를 잠시 내려놓는다면 꼭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겠습니다.(다만 기득권에 저항하고, 공정한 과정과 민주주의를 외쳐왔던 의원들에게 가졌던 기대는 당분간 더 접어두어야 할 것 같네요. 국회의원 특권의 대대적인 삭감 전에는 체질개선은 어려워 보입니다..)
한편 이렇듯 지역구에서 승리하기 어려운 군소정당에게 유리한 선거제도가 도입되다 보니, 한 명의 국회의원이라도 국회에 진출시키고자 하는 정당을 너도나도 창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0년 3월 1일 현재 39개의 정당이 등록되어 있고, 31개의 창당준비위원회가 있는 상황이니(합하면 약 70개!), 아래 기사처럼 총선때까지 정말 세 자릿수의 정당이 창당될지 저도 궁금하네요.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349739)
[팩트체크K] “내년 총선에 위성정당 100개 난립” 가능성 있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을 놓고 정당 간 찬반 논쟁이 뜨겁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자유한국당이 그야말로 결사항전을 벌이고 있죠. 선거법 개정 등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연일 국회
news.kbs.co.kr
4.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순기능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독일의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참고한 것인데요, 이는 사표를 줄일 수 있고, 소수 정당의 의사 대변 가능성이 높아짐으로 인해 다양한 민의가 입법절차에 반영될 수 있으며, 상대 후보보다 1표만 많이 얻어도 당선되는 현행 소선거구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제도에서 발생될 수 있는 과열 경쟁의 부작용(정책선거보다는 비방, 허위주장, 금품선거 등으로 얼룩지게 되는)을 줄여나갈 수 있는 방안으로 고려되고 있습니다.


5.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역기능
그러나 정당내부의 민주주의적 요소가 부족한 현실, 국회의원 수가 지금보다 현저히 많아져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 소수정당의 난립이라는 단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단점으로 남아있습니다. 독일과는 현저하게 다른 우리나라의 정치현실을 고려했을 때, 선진 정치의식이 준비되지 않은 지금의 현실 속에서 선진국의 제도만을 받아들였을때의 부작용은 치명적일 것으로 저는 개인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단적으로 나타나고있는 가장 큰 부작용은 정말 검증되지 않은, 얼토당토 않은 정당과 후보자들이 난립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지난번 총선과의 비교를 위해 4년 전 데이터를 한번 살펴볼까요?

20대 총선. 등록된 후보자 수 총 944명. 경쟁률 3.7:1
2016년에 치뤄졌던 20대 총선의 총 등록자 수는 944명.
지역구 의석 수가 253석이니 경쟁률은 3.7:1 이네요.
가장 후보자가 많았던 정당은 새누리당으로 248명 이었습니다.
올해 데이터를 살펴볼까요?

<중앙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 2020.3.1일자 데이터 참고>
제가 만든 2020년 21대 총선의 현재(2020.3.1 기준) 지역구 예비후보자 수는 2,412명이고
지역구 의석수는 그대로이니 경쟁률은 9.53 이네요.
가장 후보자가 많이 등록한 당은 허경영이 창당한 '국가혁명배당금당'인데 무려 후보자가 977명입니다. 지금까지 등록한 이 당의 후보자만해도 지난 총선의 모든 후보자를 합한 것보다 많은 숫자입니다.
배당금을 주겠다고 정당 명에서부터 포퓰리즘을 대놓고 표방한 이 정당.
선거연령을 종전 만19세에서 만18세로 낮춘 상황.
혹여 아직 정치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냉소적인 사람들이 정당명을 보고 국가혁명 배당금당을 찍게 되고, '의석할당정당' (*지역구 5명의 당선 혹은 비례대표 득표비율 3%이상)이 될 경우, 이 신생정당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하게 될 텐데, 정치적인 성향과는 무관하게 이는 정말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관련기사: https://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27270)
'허경영당'은 범죄자당?...국가혁명배당금당에 흉악범죄 전과자 수두룩 - 펜앤드마이크
이른바 ‘허경영당’이라 알려진 국가혁명배당금당에 흉악범죄를 저지른 인사가 대거 국회의원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16일 KBS의 ‘21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범죄전력 조회’에 따르면 이날 ...
www.pennmike.com
음주운전이나 집시법 위반, 혹은 부동산정책이나 체납정도의 범죄가 아닌(물론 이러한 전과도 문제입니다만), 흉악범죄(살인, 강도, 성퐁력, 방화)의 전과가 있는 인원이 10명이나 후보자로 등록되어 있고, 그 중에는 '살인'으로 징역 2년을 살았던 후보자도 있는 상황입니다.

정말 책임질 수 없는 말도 안되는 공약을 내세워 '일단 국회의원이 되고보자'는 식의 이런 사람들이 국회로 진출하지 않도록 더욱 더 현명한 유권자가 되어야 할 필요를 많이 느끼게 됩니다.
물론 저도 현재의 정당정치제도가 모두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고, 정권을 획득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런저런 사례를 들어 제도를 뜯어고치는 현실정치의 상황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번 패스트트랙에서 통과된 제도들은 국민적 정치의식의 변화와 함께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하는 부분을 너무 급격하게 진행하면서 작용보다는 반작용이 더 많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됩니다. 국제관계, 외교현안, 경제상황, 미래먹거리, 다음세대 교육 등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은 이 때에 유능하고 국익 증진에 관심있는, 존경받을 수 있는 국회의원은 언제쯤 배출될 수 있을지요.
일반적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역기능이 있지만, 당장 피부에 와닿는 현실을 먼저 조금 상세히 다루었는데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투표를 해야 할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6. 현명한 유권자의 투표전략
누구나 나의 표가 온전한 한 표를 행사하길 원할 것입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가 실시되면서 더욱 현명하게 투표용지를 작성할 필요가 부각되었는데요, 아래 국회의원 투표용지 사진을 보면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역구의원 / 정당 투표용지
지난 총선에서 제가 만약 '갑자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라고 가정했을 시, 두 장 모두 '갑자당 후보'와 '갑자당'을 찍었어도 무방했습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투표용지의 결과는 별도로 의석에 반영되었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이번 21대 총선은 조금 다릅니다. 유권자도 조금 전략적일 필요가 있는데요, 만약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지역구에서 많은 인원이 선출될 가능성이 엿보인다면, 과감히 정당투표는 군소정당에 행사하는 것이 더 영향력있는 투표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지역구는 '갑자당 후보', 비례대표는 '갑술당'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갑자당과 갑술당이 이름뿐만 아니라 정책적으로 유사하다는 전제 하에서)
현재 예비후보자 등록현황을 보면서 실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만약 제가 더불어민주당(당대표: 이해찬)과 다른 진보정당의 연정을 기대하며 한번 더 진보계열 정당의 과반의석 점유를 희망하는 유권자라면,
지역구에서는 당선가능성이 높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뽑고,
정당으로는 '정의당(당대표: 심상정)' or '민생당(당대표: 김정화)' or '민중당(당대표: 이상규)' 중 택1하여 투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미래통합당(당대표: 황교안)'과 다른 보수정당의 연정을 기대한다면
지역구에서는 당선가능성이 높은 미래통합당 후보를 뽑고,
'자유통일당(당대표: 김문수)' or 우리공화당(대표: 조원진) 정도를 택1하여 투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의 정치 성향이나 정당간 계파 갈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나마 연정의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정당을 엮어서 말씀드린 부분입니다.)
이는 아직 양당제적인 사고방식이 반영된 부분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정권을 어떤 진영이 획득하느냐에 따라 국가적 의사결정이 너무나 많이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기에 위와 같이 예를 들어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 후보자가 확정되는 D-12일 (2020.4.3)에 맞추어 다시 한번 후보자와 정당 현황을 보면서 한번 더 투표에 대해 포스팅할 것을 말씀드리며, 여기서 오늘의 포스팅을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현명한 유권자로 자신의 표를 온전하게 행사하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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